대표적인 간장제조업체인 샘표식품의 업종전환을 둘러싼 경영층의
내분이 법적분쟁으로 비화됐다.

샘표식품공업의 박승재 사장은 1일 부당한 절차에 의해 대표이사에서
해임됐다며 형인 박승복 회장을 상대로 해임 무효 확인 등 6건의
가처분신청을 서울지법 북부지원에 냈다.

박사장은 신청서에서 "박회장이 회사정관에도 없는 주택사업진출을
위해 지난 4월 이사회를 소집해 본인등을 해임하고 아들인 박진선
전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며 "당시 이사회는 이사 9명중 5명만 참석한
상태에서 진행되는등 절차상의 하자가 명백한 만큼 여기서 결정된 사항은 무
효"라고 주장했다.

박사장은 이어 "업종전환을 위해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개최되는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야함에도 박회장이 일방적으로 회사 공장부지에
아파트 건설을 위한 신청서를 관할구청에 제출하고 생산.영업이사를
해임조치하는등 부도덕한 행위를 해왔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송사를 식품산업에서 벗어나 첨단산업으로 진출하려는
박회장측의 계산과 간장.고추장 사업을 고수하려는 박사장측의 경영방침이
맞서 빚어진 형제간의 주도권 다툼으로 보고 있다.

51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샘표식품은 지난해 매출액이 6백50억여원으로
국내 간장시장의 55%를 점유하고 있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