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서울거리와 독특한 스타일의 여성들에게서
한국패션의 가능성을 느꼈습니다.

파리에 진출한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들로부터 5년안에 좋은 결실이
나오리라 봅니다"

일본패션업체 월드사 "오조크"의 대표디자이너 아츠로 타야마씨(42)가
라이센스업체인 (주)화림모드 (대표 허동) 초청으로 내한, 24일
라마다르네상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타야마씨는 파리 프레타포르테컬렉션에 참가하는 한편 92년부터 월드사의
5개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동양인이 유럽시장에 진출하려면 문화의 차이를 고려해야 합니다.

체형이 다르므로 패턴부터 새로 만들어야죠. 동양인은 검정색 갈색 등
어두운 색을 즐겨입지만 벽안의 서구인에게는 파스텔톤이 잘맞고, 프랑스
사람은 포도주색을 좋아하지만 이탈리아 사람은 싫어합니다.

동양디자이너의 경우 이런 특성을 배우는데 최소 3년 정도 걸립니다"

그는 같은 동양인 사이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전한다.

올봄 일본에서는 연보라와 자주색이 크게 유행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흰색 베이지가 우세하다.

일본에서는 롱스커트와 드레스, 한국에서는 바지정장이 주종을 이룬다.

"오조크" 역시 이점을 고려해 한국에서는 일본것과 다른 디자인을
내놓겠다고.

"일본과 달리 브랜드로고를 크게 넣고 진 종류를 추가하며 색상도
달리한다"는 것이 차별화 방안.

타야마씨는 일본의 세계적 디자이너 요지 야마모토 아래서 7년의
수련기간을 거친뒤 90년부터 5년동안 프랑스 까샤렐사에서 일했다.

"화려하고 원색적인 일본디자인 요소와 부드러운 유럽풍을 함께
갖췄다"는 게 패션계의 평가.

그는 한국시장을 돌아본 뒤 27일 일본으로 떠난다.

"오조크"는 95~96년 일본백화점 바이어들이 선정한 영캐주얼 베스트셀러
1위, 96년 여성복전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뽑힌 우수브랜드.

월드사는 93년 창설됐으며, 타야마씨가 맡은 여성캐주얼 "오조크"
남성복 "보이코트" 커리어우먼의류 "인디비" 등 50여개의 브랜드를 갖고
있다.

화림모드는 올봄부터 "오조크" 라이선스 제품을 내놓고 있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