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황 여파로 사회가 어수선한데 국민여러분께 더욱 심려를 끼치게돼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경부고속철도 건설 시공 책임자로서 공사진행에 잘못된 것이 있다면
책임을 피하지 않겠습니다"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의 김한종 이사장은 경부고속전철 시공구간의 안전
진단 결과에 대해 국민들에게 거듭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건설부 차관과 주택공사사장을 역임하고 부실 건설업체인 (주)한양의
경영정상화에 기여한 김이사장은 지난해 3월부터 공단 사령탑을 맡아왔다.

그는 취임이후 고속철도 건설과 관련한 거듭된 부실 의혹으로 하루도 편히
잠을 자지 못했다면서 안전진단 결과를 보다 안전한 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자극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안전진단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고속철도 건설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해 보는 난공사로 건설 및 토목
분야는 물론 철도차량 정보통신 등 각종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시공상의 문제가 덮여서는 안되겠지만 필요이상으로 과장돼도 안된다.

시행착오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

-교량 등 39개소의 부분 재시공 등 상당구간에 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는데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

"본인을 포함한 공단도 일정 부분 잘못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시공상의 잘못은 분명히 건설회사의 책임이다.

학계 등 전문가들의 검토를 받아 재시공여부와 책임소재 등을 분명히
밝히겠다"

-재시공으로 공기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인데.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

재시공 지적을 받은 곳을 보수해 가면서 나머지 구간의 공사도 가능하다고
본다.

전체적인 공기는 맞추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재시공 비용을 시공회사가 물도록 할 경우 업체들의 집단반발이 예상
되는데.

"시공회사의 잘못인지 설계회사의 잘못인지를 따지면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건설회사들과 협조해 원만히 사태를 해결하겠다"

< 최인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