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화학실험 과정에서 추출되는 방사성
동위원소 폐기물을 자체 보관하기 위한 저장소를 세운다.

서울대 환경안전연구소(소장 이화영 화공과교수)는 11일 이달초부터 교수와
학생들이 실험실에서 나오는 방사선에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 맞은 편에 연면적 5백14평, 건평 1백90평의 3층짜리 방사성
폐기물 보관소를 원자력발전소 공사팀에 의뢰, 신축중이라고 밝혔다.

모두 40억원의 국가예산을 들여 오는 99년까지 완공 예정인 보관소에는
서울대의 연구실이나 실험실에서 나오는 각종 유해 방사성 동위원소를
보관하게 된다.

현재 대학 실험실에서 주로 사용하거나 관련 실험을 통해 추출되는 핵물질
로는 대략 5가지 정도로 P-32, S-35, L-125는 반감기가 14.28~160.2일로
1년 정도 보관한 뒤 처분하면 된다.

그러나 H-3, C-14는 반감기가 12.33년에서 최고 5천7백30년에 달해 실험시
또는 폐기물을 외부로 옮기는 과정에서 방사능 오염 위험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서울대 관계자는 "사실상 국내 모든 대학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교수나
학생들은 항상 방사성 폐기물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라며 "우리 지역에는
혐오시설을 둘 수 없다는 님비(NIMBY) 현상을 극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