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판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오다 지난 3월22일 최종부도처리됐던
(주)고려원은 10일 서울지법 민사합의 50부 (재판장 이규홍 부장판사)에
화의신청을 냈다.

고려원은 신청서에서 "지난해 오성식생활영어SOS7200 코츠코츠니홍고
등을 출간하는데 100여억원을 투자했다"며 "그러나 노동법파문 한보부도
등으로 출판업계가 극심한 불황을 맞아 투자금을 정상적으로 회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고려원은 이어 "현재 장부상 부채와 자산총액은 각각 3백억여원과
1백78억원이지만 미판매된 어학교재 CD롬 등의 가격을 감안하면 재산총액이
3백70억여원에 달해 부채를 모두 갚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려원은 또 "(주)계몽사가 판매망을 공동으로 확보하는 조건으로
60억~80억원을 빌려주기로 약속한 상태"라며 "또 주거래은행인 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도 계속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어 재기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이 고려원의 화의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고려원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채권자총회를 열게되며 이 총회에서 채무변제계획에 대한 채권자
4분의3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현경영층이 회사를 계속 경영하게 된다.

고려원은 78년 창립하여 소설손자병법, Vocabulary 22000, 오성식
생활영어 등을 출간하며 85년 이래 출판업계 판매 1위를 자리를 차지하다
과도한 신규투자로 자금난을 겪어 지난 3월 최종부도처리됐다.

< 김인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