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0일 "정태수리스트"와 관련된 정치인 33명을 공개소환
조사키로 함에 따라 이들의 사법처리수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검찰은 일단 공개소환조사를 통한 검찰수사의 투명성확보와 한보-정치권
커넥션의혹 해소를 통한 정국안정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심재륜 중수부장은 이날 검찰수사의 투명성 자체가 국민적 의혹의
발단이 되어온 만큼 선별수사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전체 소환자숫자를
미리 밝히고 모든 정치인을 공개소환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또다른 검찰관계자도 "조사할 정치인들의 수를 미리 발표하는 것이
검찰에게도 족쇄가 될 수 있다"고 밝혀 이번 수사가 외압에 의해 중단되는
일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국민적 의혹을 해소한다는 명분에 걸맞고 수사를 완결한다는
점에서도 최소한의 인원에 대한 사법처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수사는 1차수사에서 미진했던 구체적인 경위 조사를 통한
의혹해소 차원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검찰조사후 순수한 정치자금으로 드러날 경우 국회윤리위에 명단을
통보할 방침이라고 밝힌 점도 사법처리 불가가 초래할 여론의 부담을
덜기위한 사전포석이라는 관측이다.

검찰이 당초 미온적인 입장에서 정치인 본격수사로 방침을 선회한
배경에는 옥석을 가려 정국을 안정된 구도에서 끌고 가겠다는 여권
핵심부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라는 점도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하고있다.

정치인에게 준사법처리라고 할 수 있는 공개소환을 천명하고 나선 점도
이를 통한 여론재판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중요 소환자의 경우 3~4명 단위로 연일 소환계획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내주중으로 정치인 소환조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경우 검찰조사가 수박겉핥기식에 그쳤다는 여론의 반발이
검찰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리스트"에 거명된 정치인들은 국회 재경위, 통산위 등 관련 상임위
소속이거나 당 중진급 의원들이다.

한보 특헤대출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이나 외압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들이다.

국회의원은 독립적인 국정수행기관으로 관련 상임위활동을 통해서나
은행권이나 경제부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국회의원의 직무를
광범위하게 해석해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왔다.

이러한 여론의 부담을 의식할 수 없는 검찰이 얼머나 강한 의지를 갖고
대가성이나 직무관련성을 추적해내느냐가 정치인 수사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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