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철거대상 시민아파트가 높은 프리미엄속에 거래되면서 이들
아파트에 투기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도시계획에 따라 철거되는 가구주에게 전용면적 25.7평형
까지의 아파트 입주권을 주기로 한 데서 비롯된 현상이다.

8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거래가 거의 없던 이들
아파트는 시가 철거시 아파트입주권을 주겠다는 대책을 발표한 이후
6천만원에서 7천만원의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입주권은 4천5백만원에서 5천만원선에서 매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같은 틈새를 노려 철거아파트를 전문적으로 매매하는 브로커(중간매매상)
까지 활개를 치고 있다.

전문브로커들은 특히 공원조성을 위해 철거되는 종로구 동숭동일대 낙산,
동숭시민아파트를 비롯 서대문구 연희, 금화아파트, 동대문구 월곡아파트 등
4개지구 1천5백89가구에 대해 집중적인 판촉활동을 펴고 있다.

강남구 B부동산중개업소관계자는 "이들 아파트를 사면 1억5천만원선에서
33평형을 얻을 수 있다"며 "현재 33평형의 경우 일반 시세가 2억3천만원
이상이기 때문에 적어도 5천만원 이상 차익을 남길 수 있다"며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에따라 낙산, 동숭시민아파트 11평형의 경우 "지난 2월까지 3천8백
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요즘 가격이 폭등해 현재 6천1백만원을 호가"하고
있으며 18평형은 7천만원선이나 앞으로 값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라고
동숭동 A부동산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에관련, 시 관계자는 "매매가격이 지나치게 올라간다면 국세청 등 관계
당국에 의뢰해 투기조사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가 철거대상자 이주를 위해 전용면적 25.7평형 아파트를 짓고
있는 곳은 <>양천구 신정동 5백90가구 <>관악구 봉천동 1백80가구 <>노원구
상계동 5백70가구 <>노원구 공릉동 2백90가구 등 모두 4곳 1천6백30가구이다.

이들 아파트들은 올해말에 착공돼 오는 99년 상반기에 분양하고 99년말
완공된다.

< 김준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