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전국섬유노동조합연맹 대구.경북지역본부 소속 11개 섬유업체
12개 사업장 노조가 자발적으로 올 임금을 동결키로 결정했다.

섬유노련 대구.경북지역 오영봉본부장(갑을노조위원장) 등 6명의 노조
위원장은 2일 오후 본부 사무실에서 동국화섬 신중규 사장 등 사용자대표
5명과 간담회를 갖고 올 임금을 조건없이 동결하겠다고 선언했다.

단위노조나 그룹 차원이 아닌 산별노련 지역본부 차원에서 임금동결을
선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임금동결에 동참한 11개 섬유업체 노조는 동국합섬 갑을(비산공장.
검단공장) 신한견직 신라섬유 동양염공 영도섬유 성안 대건산업 갑을염공
신한합명 신안화섬 등이다.

오본부장은 간담회에서 "대구.경북지역 경제사정이 어렵고 특히 대구의
섬유산업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고통을
노사가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6명의 노조위원장은 한결같이 노사가 합심해 섬유산업을
살리자고 말했으며 회사측 대표들은 노조측의 어려운 결단에 경의를 표하는
한편 고용안정과 근로자 복지후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한달 남짓 격렬한 노사분규를 겪었던 구미의 한국합섬과 익산의
(주)에이피 노조도 올 임금을 동결하고 회사살리기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기아그룹 계열의 (주)에이피(대표 김화순)는 이날 전북 익산공장 강당에서
임직원 4백여명과 기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화합전진대회를 갖고
올해는 임금을 동결하고 회사 재무구조 개선에 힘쓰기로 다짐했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