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특혜대출과 김현철씨 비리의혹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
(심재륜 검사장)는 2일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이 회사자금을 유용해
조성한 비자금중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은 액수는 모두 1백72억원정도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돈이 정관계및 금융권인사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용처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또 정총회장이 계열사 증자과정에서 6백억원의 회사자금을
유용해 주식매입대금으로 사용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 부분을 추가기소키로
했다.

검찰은 정총회장이 지난 94년부터 3년간 한보철강의 노무비를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모두 1천3백78억원의 현금을 빼돌렸으며 이중 <>계열사
운영자금 5백80억원 <>계열사 인수 프리미엄 60억원 <>주식취득 76억원
<>부동산 구입 4백90억원 등 1천2백6억원을 사용했으며 나머지 1백72억원은
용처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총회장 일가의 4천3백27억원의 세금 포탈에 따른 세원을 역추적
한 결과 총 유용액수는 모두 7천3백32억원이며 이중 3천3백17억원은 시설
자금으로 대출받아 운영자금으로 사용됐고 나머지 4천15억원은 자금거래
내역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현철씨의 측근인 박태중씨의 금융계좌 추적결과 대선직후인
지난 93년초 모두 1백32억원이 인출된 사실을 포착, 정확한 자금출처와
사용처를 집중 조사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93년 3월18일 외환은행 서울방송지점에
개설된 자신 명의 계좌에서 60억원을 인출하는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1백32억원을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