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켈 바텔 해태라는 브랜드를 각각 독립적으로 사용하되 이들을 한데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습니다"

인켈 나우정밀을 합병한 후 종합전자회사를 표방하고 있는 허진호
해태전자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은 "올해의 목표는 제품군별 브랜드를
차별화해 국내 영업을 두배 이상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과 가전 오디오 등 어느 한부문에 치우치지 않고 적절히 역량을
배분해 사업을 추진하는 전략이다.

허대표는 특히 브랜드면에서도 기존 "인켈" (오디오)과 "바텔"
(무선전화기)을 그대로 사용할 계획이다.

단 해태전자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전사적인 CI작업은 추진중이다.

또 해외에서 성가를 높이고 있는 "셔우드" (오디오)를 올해중 국내로
들여와 고가형 브랜드로 정착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이를위해 해태는 올해초 영업조직을 지부체제로 전면 전환했다.

능력있는 부서장을 영업현장에 전진배치하기 위한 것.

또 생산성을 10% 높이고 경비를 10% 줄인다는 내용의 "10 UP, 10 DOWN"
운동을 제안, 사내에 새로운 기업문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오디오부문만으론 한계가 있습니다. 통신 첨단 전자산업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런점에서 허대표의 청사진은 참신하다.

우선 멀티미디어 부문에선 디지털비디오디스크 (DVD)와 와이드TV 등
신제품 개발을 추진중이며 통신기기부문에선 시티폰과 위성통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정보사업분야에선 첨단교통관제시스템과 의료기기 사업 등이
해태전자의 2000년대 비전이다.

이중 DVD는 올 연말께 시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허진호 부사장은 해태제과로 입사해 총무부장 관리부장 등을 두루
거친 관리형 경영인.

지난 92년 해태전자 관리본부장 (상무)으로 들어와 지난 3월 주총에서
전격적으로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해태그룹이 전자분야를 주력으로 키우기 위한 장기전략에 따른 조치.

"대표이사 발령을 받고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겸손해 하는
허부사장이지만 각오는 다부지다.

"3개 조직이 결합된 만큼 부서원들간의 인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모두가 한식구라는 차원에서 조직원들이 화학적 결합을 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겠습니다"

온화한 미소 뒤에는 다부진 각오가 숨어있다.

< 이의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