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과 정보근 그룹회장은 세상을 들쑤셔 놓은 대사건의
주인공답게 부자가 함께 구속되면서 몇가지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검찰이 정총회장은 물론 4명의 아들과 며느리 손자 명의의 재산을 동결
조치함으로써 "3대 재산 동시몰수"라는 진기록이 성립됐다.

법원이 전두환 노태우 전대통령 사건때 이들의 재산을 동결한 적은 있으나
당시에는 두 전직대통령의 명의로된 부동산과 가차명계좌 등을 대상으로
했다.

또 정총회장일가의 탈세액이 확정될 경우 지금까지 추징된 세금중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할 전망이다.

탈세사범으로 지금까지는 전낙원 워커힐카지노대표가 1위(1백61억원)였다.

그러나 정씨일가의 추징가능 포탈세액은 4천3백27억원으로 전씨의 27배에
달한다.

이와함께 정총회장이 서로 다른 사건으로 대검중수부에서만 3번 구속된
것도 쉽게 깨지지 않을 기록중 하나다.

이밖에 정총회장과 정회장이 단일 사건으로 부자가 함께 구속되는 대열에
합류한 것도 눈에 띈다.

"부자구속"은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으로 이준 회장과 이한상 대표부자가
동시에 구속된 것이 처음이었다.

부자간은 아니지만 지난 94년 덕산그룹 부도사건으로 박성섭 회장과
어머니인 정애리시씨 모자가 동시에 구속된 적이 있다.

이밖에 부부가 한꺼번에 같은 사건으로 구속된 것은 장영자 이철희 부부가
대표적 예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