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특혜대출과 김현철씨 비리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심재륜 검사장)는 26일 한보철강에 대한 여신업무를 맡았던 산업은행
손수일 부총재보와 제일은행 전직 지점장급 임원 1명, 은행감독원 특감
관계자 등을 소환, 한보철강 시설자금 대출경위와 금품수수여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이들을 통해 한보그룹이 은행임직원들에게 거액의 금품을 뿌린
사실을 일부확인하고 구체적인 액수와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수사중이다.

검찰은 또 현직 은행장인 김시형 산업은행 총재, 장명선 외환은행장외에
장철훈 조흥은행장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특히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이 은행대출 청탁과정에서 은행
임직원과 정.관계 등에 제공한 뇌물의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한보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사용처 등에 대한 전면 재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1차 수사과정에서 한보 비자금 2천1백36억원중 2백50억원의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음에 따라 이 자금의 상당액이 은행 관계자와 관련
공무원에게 뇌물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번주내로 은감원 특검에서 경고 등을 받은 임직원들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뒤 주말이나 내주초께 현직 은행장 3명, 이형구 전산업은행
총재 등 전직 은행장들을 소환해 조사키로 했다.

당초 소환대상에서 제외됐던 장조흥은행장은 한보대출 당시 전무로
결재라인에 있었음에도 은감원 특검에서 은행장 결격사유인 문책경고
대신 인사상 불이익이 없는 주의적 경고를 받아 지난 3월 주총에서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한편 검찰은 김현철씨의 측근 박태중씨가 현정부 출범이후 사들인
카사두손빌라의 전소유자 김의일씨를 불러 구체적인 매각경위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관계자는 "현재 박씨의 재산증식과정에 대한 수사를 중심으로
김씨의 비리의혹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 한은구.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