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특혜대출비리와 김현철씨 비리의혹사건에 대한 심도있는 재수사를
맡을 새로운 수사진용이 갖춰졌다.

심재륜 신임중수부장은 새수사팀이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수사체계로 이들
사건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국민들이 납득할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보재수사의 첫 단추는 기존의 수사팀이 맡게 되지만 핵심부분은
새로 짜여진 수사체계와 수사팀에 의해 풀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한보재수사의 첫 단추를 풀어줄 소환대상자로는 담보확인없이
한보철강에 거액을 대출해줘 문책경고 등의 조치를 받은 시중 5개 은행
임직원 31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보특혜 대출을 둘러싼 거대한 커넥션의 고리를
낚아채는 열쇠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일단 검찰의 우선 수사대상은 은행감독원의 특별감사를 통해 드러난
은행들의 여신규정위반과 불법대출사례다.

이에 따라 은행장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받았으나 검찰의 1차
사법처리대상에서 제외됐던 김시형 산업은행총재와 이수일 부총재보,
장명선 외환은행장, 신중현 박석태 제일은행상무등이 가장 먼저 검찰에
소환될 전망이다.

또 주의적 경고처분을 받은 산업은행의 김완정 부총재와 최명곤 감사,
제일은행의 이세선전무와 홍태완감사, 장철훈 조흥은행 전무, 조성진
외환은행 전무등에 대해서도 검찰조사가 잇따를 전망이다.

검찰은 한보측이 이들을 상대로 평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제공해
관리해온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무더기 사법처리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의 최종목표가 한보비리에 직간접으로 관여했던 핵심인사들의
구체적 범죄단서를 찾아내는데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정보를 주는 대가로
형량을 가볍게 해주는"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기법을 구사한다는
전략도 세워두고 있다.

이와 관련, 김상희 수사기획관은 "부실대출 여부를 수사하다보면 금품수수
공무원 개입도 나오는 것"이라고 말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결국 이번 은행권조사는 "대출의 적정성"을 가려 재수사의 폭과 범위에
대한 대체적인 윤곽을 확정짓고 외압실체를 가려내기 위한 준비단계인
셈이다.

따라서 검찰은 은행권조사에 이어 은행에 대한 관리감독책임을 맡고 있는
은행감독원 청와대 경제수석실에 대한 직접수사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또 대출에 직간접으로 관여했던 정치인과 은행이 위험부담을 무릎쓰고
거액을 대출하도록 정책결정을 통해 행정지원역할을 맡았던 통상산업부와
재정경제원에 대한 수사로 확대시킨다는 방침이다.

홍인길 의원의 청탁을 받고 은행에 대출외압을 행사했으나 무혐의처리된
한이헌 이석채 전 경제수석도 직권남용죄 등으로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함께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은 코렉스공법 도입과 관련해 박재윤
전통산부장관, 한승수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와 김용진 전은행감독원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검찰의 수사팀 전면보강에 이은 은행권 수사는 한보배후의 실체로 끊임없이
의혹이 제기돼온 현철씨와의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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