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운전자가 승용차에 직접 기름을 넣는 셀프(self)주유소가
본격 확산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정유업체인 유공은 셀프주유소를 전국으로
확대, 설치키로 했다.

전국에 3천여개 이상의 주유소를 갖고 있는 유공은 상반기내에 1백개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현대정유와 한화에너지도 조만간 직영주유소를 중심으로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셀프주유소는 운전자가 직접 기름을 넣으면 값을 할인해 주는 시스템으로
미국의 경우는 전국 주유소의 90%가 셀프서비스다.

국내에는 지난 92년 유공이 전국 10여개 주유소에서 시범실시하면서 처음
소개됐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과 맞지 않아 거의 "용도폐기" 됐었다.

몇백원 절약하려고 "손에 기름을 묻히는" 소비자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공의 경우 현재 반포주유소와 평촌주유소 2곳에서만 셀프주유소를
운영해왔다.

이렇게 실패했던 셀프주유소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원유값의 상승으로 휘발유가격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였다.

지난 연말에는 교통세까지 세로 부과돼 휘발유값은 반년만에 40% 이상
올랐다.

휘발유값이 비싸 차를 두고 다니는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날 정도였다.

유공 관계자는 "셀프주유소를 이용하면 한번 주유할 때마다 담배 2갑
정도는 절약할 수 있다"며 "경기침체기에 소비자들의 구매형태가 알뜰형으로
바뀌면서 왜 셀프주유소를 늘리지 않느냐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유공은 셀프주유소에서 기름을 직접 넣는 고객에게는 휘발유 l당 30원씩
할인해주고 있다.

유공은 또 주유상품권을 3% 할인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유공 상품권을
구입해서 셀프주유소를 이용할 경우 l당 최고 55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중소형승용차에 휘발유를 가득 채울 경우 2천2백원~2천5백원을 절약할 수
있어 담배 두갑정도는 할인받는 셈이다.

셀프주유소 설치가 이같이 확산추세를 보이는 것은 국제원유값 급등으로
휘발유가격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는데서 비롯됐다.

특히 지난 연말 교통세까지 새로 부과되면서 휘발유값은 반년만에 40%이상
올랐다.

휘발유값이 비싸 차를 두고 다니는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날 정도다.

유공 반포주유소의 김형근 소장은 "지난해초까지만 해도 이용객이
줄어들어 4개인 주유기를 2개로 줄였는데 올들어서는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셀프주유기에서 올릴 정도로 손님이 몰려 주유기를 늘려야 할 형편"
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하루에도 수십개씩 주유소가 폐업하는 등 주유소
경영이 최악인 상태"라며 "경영합리화를 위해 종업원을 줄이려는 주유소가
많아 셀프주유소는 급속도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