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유학박람회를 개최, 자녀의 조기유학을 희망하는 학부모들을
상대로 미국유학 희망자를 모집한 뒤 등록금을 받아 밀반출하려던
미국인과 한국인 학부모 6명이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14일 미국 뉴욕시에 소재한 윈저스쿨 교장 필립스
스튜워트씨(63)와 스튜워트씨에게 자녀의 유학을 부탁하고 등록금을
건네준 최모씨(48.음악학원장) 등 부유층 학부모 6명을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스튜워트씨는 지난 7~9일 한국종합전시장 (KOEX)에서
열린 제4회미국유학박람회를 통해 최씨 등 학부모 6명으로부터 자녀의
1년분 등록금으로 한화및 미화 등 총 6만3천달러 상당의 돈을 받아 11일
오전 9시께 당국의 허가없이 밀반출하려던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스튜워트씨에게 자녀의 미국유학을 의뢰한 학부모들은
의사, 무역업체 사장, 건설회사 사장, 요리연구가, 사찰주지, 음악학원장
등 모두 사회저명인사들이었고, 특히 요리연구가인 송모씨(39.여)와
사찰주지인 정모씨(46)는 각각중.고교에 재학중이거나 자퇴한 자녀
2명의 유학을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찰주지인 정씨를 비롯해 이번에 적발된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미국에서의 대학입학이 비교적 수월하다고 판단, 중.고생 자녀의 유학을
추진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국내보다 교육환경이 좋은 미국에 일찌감치 자녀를
유학시키려는부유층 학부모들이 많은 점을 감안, 이번 유학박람회를
통해 더 많은 유학자금이 해외로 불법 유출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 김주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