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안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기내폭력이 늘고 있어 전세계 항공사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기내 금연이 확산되면서 술외에는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게된 국제선
승객들중 과하게 술을 마신 사람들이 승무원들에게 폭언이나 폭력을
휘두르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

대한항공 등 아시아 17개 항공사들이 공동으로 발행하는 항공전문지
"오리엔트 에이비에이션" 최근호는 승객들이 취한 상태에서 기내를
소란스럽게 하는 일이 점차 빈번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최근 호주 콴타스항공의 경우 지난해 모두 20건의 기내폭력이
발생해 전년보다 2배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싱가포르에서 런던으로 향하던 기내에서 남자승무원이
기내폭력으로 머리에 상처를 입어 병원에 입원했으며 금연을 요구하던
승무원이 살해협박까지 받았다.

또 캐세이퍼시픽항공사의 경우 작년에 모두 2백51건의 폭력사태가
비행기안에서 발생했다.

이 항공사는 승객들의 폭력이 늘어나자 승무원에게 대처요령 등을 담은
교육용 비디오를 만드는 등 대응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항공사도 지난해 승객이 경찰에 넘겨질 정도의 폭력사건이 일부
발생했으나 회사의 이미지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내에서 작은 언쟁까지 합할 경우 폭력은 예상보다
많을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승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최인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