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업무 등의 수요증가에 힘입어 중소전문 업체는 물론 공기업 대기업
들이 건물관리용역업체를 잇달아 설립하고 있다.

이는 건물관리용역회사 설립으로 인건비를 크게 줄일 수 있는데다 최근
명예퇴직 등으로 발생한 유휴인력을 효과적으로 재배치할 수 있기 때문.

4일 한국건축물관리연합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비협회에 등록된
회사만도 지난 93년 5백여개사에서 97년 2월말현재 1천7개로 크게 늘어나
건물관리용역업계 시장규모가 올해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그룹 계열사인 에스원이 지난해 기업공개로 성공을 거둔후
대기업인 현대그룹 LG그룹 한국통신 국민은행 등도 잇따라 용역회사를
설립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시설물 관리 및 경비용역 회사인 "에스오에스세븐"을
설립했다.

현대측은 이와관련, 에스오에스세븐은 퇴직임원이 설립한 회사로 그룹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LG그룹은 지난해 일본 기업과 경비용역관련 기술제휴를 맺고 전문
노하우를 전수받는 등 이 분야의 사업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대우 한국화약 등도 시장참여를 서두르고 있다고 경비협회는 밝혔다.

민간기업들외에 공기업이나 은행들도 경비용업체 신설에 가세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3월중 청소 및 시설물 관리회사인 한국통신산업개발주식회사를
설립할 예정이고 국민은행은 이미 용역회사인 BM을 설립했다.

그러나 대기업 진출로 시장을 빼앗긴 중소전문업체들의 반발이 커 앞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마찰이 심화될 전망이다.

김건치 건축물관리연합회장은 "건물관리 용역업은 지난 95년 중소기업
범위업종으로 지정된후 중소전문업체들이 전문화 대형화를 통해 어렵게
시장을 키워왔으나 최근 대기업 및 관변단체들이 임직원이나 친인척 명의로
위장계열사를 설립해 시장질서를 어지럽혀 3천여 중소전문업체와 1백만
종사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건축물유지관리협회 한국경비협회 한국방역협회 한국위생관리협회소속
3천여 회원사로 구성된 한국건축물관리연합회는 지난 27일 회원사 명의의
결의문을 발표한데 이어 이달중 여의도 등지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기로하는
등 대기업들의 용역업 진출에 반발하고 있다.

경비협회의 허증사장은 "공기업의 상조회나 대기업 위장계열사들이
경비용역업에 참가하는 것은 명백한 내부자 거래로 공정거래에 위반된다"고
지적하고 "대국민 호소문 발표 및 가두집회 등을 지속적으로 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 최인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