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의 영어과외를 당장 금지한다는 교육부 방침을 놓고
일부 학부모와 외국어학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3일 일부 학부모와 외국어학원들은 초등학교 3년생 상당수가 영어학원
과외를 받고 있는데 느닷없이 수강을 금지하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초등학교 3년생 자녀를 둔 박모씨(38.부천시 중동)는 "국어나 수학
등은 보습학원에서 얼마든지 과외를 시킬 수 있는데 영어만 금지시키면
말이되느냐"고 반문했다.

또 학부모 안모씨(36.여.서울 서초구 반포동)는 "6개월전부터 학원에서
영어교육을 받게 했으나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4학년
이상 학생들은 계속 영어를 배울 수 있게 돼 있는데 3학년은 안된다니
너무 불공평한 처사가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어린이 전문영어학원인 원더랜드는 "영어과외를 금지할 경우 전국적으로
20여곳에 달하는 우리 학원 뿐만 아니라 외국어 학원들은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며 "현재 한달 강습료로 10만~15만원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고액 음성과외와 해외 영어연수를 양산, 오히려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
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한국학원총연합회 외국어교육협의회 산하 학원 대표들은
이날 비상총회를 갖고 "초등학생 영어과외는 입시가 아닌 자질 향상을
위한 것인데 형평에 어긋나게 대학생 과외는 허용하고 학원 과외는 왜
막으려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도 검토키로 결의했다.

한편 단속을 맡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은 "현재 초등학생 영어학원은
서울시내에만 2백50여개에 이르고 있다"면서 "교육부 방침에 따라 단속을
실시키로 했으나 학년별 단계적 금지로 학생들을 일일이 골라 단속해야
하는 등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