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로 접어들면서 대학에 조성된 녹지공간이 인근주민들의 가족단위
산책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경희대 등 비교적 숲과 잔디가 잘 가꾸어져 있는
대학캠퍼스가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자녀들과 함께 나온 사람들로 붐비는
등 가족공원화하고 있는 것.

휴일인 2일 연세대에 가족과 함께 산책나온 서병철씨(34.대한생명대리)는
"일찍 퇴근한 날에는 저녁식사를 마친뒤 아이들과 연세대를 산책하며 쌓인
피로를 푼다"며 "학문을 연구하는 곳을 아이들이 자주 접하면 정서적으로
좋을 것 같고 연애시절처럼 부부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3일 새벽 한양대 캠퍼스를 찾은 김영철씨(44)는 "집 근처에 녹지공간이
있어 틈만나면 산책할 수 있는게 큰 즐거움"이라며 "내주부터 매일 아이들과
함께 나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요즘 대학의 캠퍼스는 학생들의 시위가 사그러들어 조용해진데다
최루탄을 피해 떠났던 다람쥐나 꿩 등 야생동물도 다시 돌아와 산책코스뿐
아니라 아이들 교육장소로까지 이용되고 있다.

종전의 남녀 데이트 장소로 즐겨 애용되던 캠퍼스가가족들의 산책코스로
탈바꿈한 것.

연세대 관계자는 "추웠던 겨울 날씨가 풀리면서 캠퍼스를 산책하는
가족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진달래나 개나리 등 봄꽃이 피면 가족단위
나들이 객이 부쩍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조주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