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되는 소리라서 대답할 가치도 느끼지 못합니다"

26일자 주요일간지에 실린 "마피아의 총대"라는 제하의 광고를 접한
검찰이 이날 보인 반응은 흥분과 당혹감이었다.

"마피아의 총대"는 재이손 산업대표 이영수씨가 한보비리사건을 맡았던
검찰을 "이미 부패한 권력의 시녀와 하수인"으로 규정하며 강도 높게 비판한
글.

이씨는 이 글을 통해 "법위에 군림하면서 부귀영화를 누리는 부정부패
비리의 실질적 옹호세력인 검찰을 국민의 이름으로 해고한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이 글이 나가자 재이손 산업에는 ''시원하다'' ''내가 하고픈 얘기다''라는
격려전화와 팩시가 각각 1천여통 넘게 답지했다.

반면 ''당신 자신이나 잘해라'' ''털어서 먼지안나는 사람 있느냐''는 협박성
전화도 있었다.

이에대해 한보수사를 맡고 있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고위관계자는
"한마디로 미친 소리"라며 "재론할 가치도 없는 만큼 이씨를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할 생각도 하고 있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검찰출신의 김모 변호사는 "이씨의 글은 일반국민의 눈에 비친 검찰의
위상을 간접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법의 한 판사는 "최근 법원이 검찰이 불구속기소했던 피고인을
실형선고와 함께 법정구속하고 불기소처분을 받은 선거사범을 잇따라 정식
재판에 회부한 것은 검찰의 기소편의주의가 법조내부에서 조차 비판받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이씨의 글이 이와 무관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 이심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