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25일은 공교롭게도 김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는 날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10시30분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졸업식장에 현철씨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철씨는 지난해 12월 "초기 조직사회화과정에서의 조직사회화 전략의
역할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 논문심사를 통과했다.

그가 영광스러워야 할 박사학위 수여식에도 참석 못한 이유는 역시 여론의
따가운 눈총.

국회에서 야당이 그를 한보부도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하고 있는데다
지난 22일 현직대통령 아들로서는 사법사상 처음으로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고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그를 둘러싼 의혹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부친인 김대통령이 이날 "제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에는 일체의
(아들의) 사회활동을 중단하는 등 근신토록 하겠다"고 밝힌 담화내용을
미리 알고 불참했을 지도 모른다.

< 한은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