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시설을 갖춘 신설 대형병원이 1백억원 상당의 의료장비 대금을 체
불해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강남병원(이사장 김동윤)은 지난해 9월부터 한신메디컬(대표 김정열)
등 80여개 의료기기생산.판매업체로부터 의료장비를 납품받은뒤 98억원의
대금지불을 계속 연기해 납품업체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납품업체들은 강남병원측이 구입한 의료기기를 담보로 대구대동리스에서
1백30억원이상을 차입해 병원 운영비로 쓰거나 부동산을 매입했다고 주장
했다.

또 강남의료센터 서호기기 서봉 등 3개 유령회사를 만들고 이회사를 통해
2중 3중의 의료기기 리스계약을 맺어 원래 장비대금보다 훨씬 많은 자금을
리스사로부터 수령하고도 밀린 돈을 지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19일 복지부 재경원 감사원 청와대등에 이같은 내용의 진정
서를 제출했다.

98억원중 58억원어치는 수입의료장비로 해당수입업체는 급전을 차용해 대
불하거나 연체시킨 가운데 부도위기에 직면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강남병원측은 "설립된지 얼마되지 않아 경영이 어려운게 사실"
라며 "일부 업체는 납품기일을 어기고 가동되지도 않는 불량기기를 납품했
으며 납품가격도 싯가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 장비를 반품시키겠다"고 밝
혔다.

서울강남병원은 작년 11월 삼풍아파트 맞은편에 호텔급 현대시설에 첨단
의료장비를 갖춰 4백병상규모로 개원했으며 연내 2백병상을 증설할 계획
이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