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영씨 피격사건에 대한 수사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범인들이 고도의 훈련을 받은 북한의 공작원이나 고정간첩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반면 경찰의 초동 수사성과는 미미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경찰은 17일 목격자.현장.현장주변 탐문등 기초수사를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목격자가 범행현장을 비디오폰으로 보기는 했으나 범인들의 뒷모습으로는
몽타주를 그릴수 없는 상태이다.

현장에서 머리카락과 지문들을 채취하기도 했으나 사람들이 많아 다니는
복도인데다 설사 범인들의 것이라해도 남파된 공작원이라면 무용지물이다.

범인들이 이용한 차량에대한 단서도 없다.

이 때문에 경찰은 현장주변 탐문수사와 이씨의 행적에 대한 조사로 단서를
포착해 간다는 방침이다.

사건발생 당시 현장 주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기시켜 놓고 누군가
를 기다리는 듯한 사람을 보았다는 장모씨를 상대로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특히 범인과 이씨가 아는 사이이거나 최근 만난 적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이씨의 행적을 추적중이다.

총격이 있기전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는 목격자의 진술은 경찰의 이같은
추정을 가능하게 하는 부분이다.

사살할 목적이 있다면 굳이 몸싸움을 벌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씨의 사업이나 개인적인 원한관계에 의한 것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이씨가 임시 거주했던 아파트 통화내역, 이씨의 휴대폰과
무선호출기로 발신자 추적조사를 벌이고 있다.

결국 사건현장과 주변인물등의 수사에 목격자나 특별한 단서가 잡히지
않는한 범인검거는 상당히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밖에 경찰과 안기부 기무사등 관계 수사당국간에 정보교환등 긴밀한
수사협조가 이뤄지지 않은 채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도 조속수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정용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