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말 세계 패션은 60년대풍 복고주의가 휩쓸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에 맞춰 한국시장에 개성이 강한 복고풍 남성복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쌍방울과 손잡고 한국시장에 진출하는 일본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
고시노 준코씨(58)는 14일 세계 패션의 흐름이 복고주의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패션 경향은 크게 10년 주기로 바뀐다"며 "앞으로 유행할 패션은
60년대풍에 롱 앤 슬림의 페미니즘 경향이 가미된 것이 될것"이라고 밝혔다.

고시노씨가 쌍방울과 함께 생산하는 브랜드는 "준코 코시노 옴므".

14일 힐튼호텔에서 패션쇼를 열고 15일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1호점을
개장했다.

그는 자신의 브랜드에 대해 "원단조직을 최대한 단순화하고 블랙 앤 화이트
컬러로 개성을 강하게 표현하고자 했다"며 "이는 자칫 대량화 몰개성화되기
쉬운 현대 젊은이들의 단순모방 심리를 경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시노씨는 78년 파리컬렉션 참가를 계기로 세계 패션계의 인정을 받기
시작했으며 85년 중국, 89년 베트남, 96년 쿠바 등에서 잇달아 패션쇼를
개최해 주목받고 있다.

그는 "패션은 이제 한 국가의 테두리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세계적인
문화현상으로 기회가 닿는다면 북한에서도 패션쇼를 개최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 박준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