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정보통신이 운영하는 무료 PC통신 서비스가 해킹을 당해 게시판과
동호회 등이 모두 지워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해커가 PC통신 시스템에 침입해 대량의 자료를 손상시킨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큰 파문이 예상된다.

두산정보통신은 "14일 새벽 해커의 침입으로 자료실과 대화방을 제외한
모든 자료가 지워지는 손실을 입었으나 모든 데이터를 저장 (백업)해 놓아
곧바로 복구했다"고 밝혔다.

PC통신업계 전문가들은 그러나 "PC통신이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서비스
하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피해를 일으킬 수있다"며 "해커가 이용자가
많은 서비스에 악성바이러스를 투입해 놓을 경우 이용자들의 PC를 사용
불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해커는 "내가 드디어 뚫었다.

고등학교 입학기념이라고 해둡시다"라는 메시지를 남기는 등 오히려
해킹행위를 과시하는 모습을 보여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청 해커수사대의 이정남 경위는 "타인의 재산인 시스템과 정보를
파괴하는 것은 분명한 범죄행위"라며 "사회에서 범죄자인 해커를
영웅시하는 분위기가 무책임한 해킹행위를 방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유병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