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를 살리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금은 영화 제작가들의 협력이 무엇보다 긴요한 시점입니다.

아이디어와 기획 등 창작영역에서는 서로 경쟁해야 하지만 제작방식이나
배급에 대해서는 공동 보조를 취하는 게 중요하지요.

그래야만 외국 직배사나 국내 대기업, 극장주들과의 관계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으니까요"

제2대 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으로 선출된 이춘연씨 (46.씨네2000대표)는
앞으로 "무엇보다 영화사간의 협력체제 강화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회가입을 위해 문을 두드리는 곳들이 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거나 앞에 나서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영화의 기반을
튼실하게 다지는 숨은 일꾼이 되겠다"고 밝혔다.

"윗세대 영화인들을 존경하면서 후배들에게도 모범이 되는 제작가가
되도록 범영화인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이회장은 연극무대와 영화계를 두루 섭렵한 팔방미인.

68년 서라벌고등학교 재학중 연극계에 처음 뛰어들어 40여편의 연극을
기획.제작했으며, 화천공사기획실장, 대진엔터테인먼트대표, 황기성
사단상무, 성연엔터테인먼트대표를 거쳐 95년부터 유인택씨와 함께 영화사
씨네2000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가 제작한 영화는 "그들만의 세상" "지독한 사랑" 등 30여편.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태흥영화사 황기성사단 시네마서비스 등 한국
영화제작의 대표주자인 14개 영화사로 구성된 단체.

94년 창립돼 이태원태흥영화사대표가 이끌어 왔으나 지난해 탈세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후 2선으로 물러나고 한국영화제작 제3세대의 맏형격인
이춘연 대표가 회장직을 이어받은 것.

이태원 초대회장은 고문으로 추대됐고 안동규 영화세상대표와 신철
신씨네대표가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