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내년도 입시에서도 올해처럼 연세대 고려대의 모집군과 전형
일자를 달리하기로 했다.

반면 연.고대는 서울대와 같은 모집군 및 전형일자를 검토중이어서
3월께의 입시요강 발표에 앞서 모집군 선책을 놓고 대학간 한바탕 눈치
싸움이 예상된다.

서울대 윤계섭 교무처장은 11일 "대학 지원기회 확대라는 복수지원제
도입취지를 살리기 위해 연세대와 고려대의 모집군과 입시일정을 달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처장은 "서울대와 연.고대가 모두 같은 군으로 입시일정을 정한다면
수험생이나 학부모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교육부의 내년도 대입
전형일정이 마련되고 연.고대가 모집군을 결정하면 서울대는 마지막으로
모집군을 포함해 입시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연.고대는 우수한 학생이 서울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위해
서울대와 동일한 모집군을 택하는 것을 고려중이다.

이들 대학은 올 입시에서 모집군이 달랐던 서울대로 복수합격자가 대거
빠져나가 전체 정원의 20~30%에 달하는 신입생을 추가 모집해야 하는 등
혼란이 생겼기 때문이다.

연세대는 24.1%(1천2백91명) 고려대는 19.6%(1천95명)가 등록을 포기,
1천명이상의 추가합격자를 내야했다.

고려대의 경우 단과대중에서 서울대와 모집군이 같았던 법대는 미등록률이
2.4%였던 반면 의대(35.4%) 경영대(30.7%) 정경대(30.3%) 등 서울대 복수
합격자가 많은 상위권단과대의 미등록률이 높았다.

연세대도 다른 단과대와는 달리 전체정원을 특차선발한 의대 등은
서울대로의 이탈자가 없어 모집군 선택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올해 입시의 경우 가,나,다,라의 4개 모집군 가운데 서울대는 "나"군
이었으나 연세대와 고려대는 "가"군이었다.

< 정용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