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새 경주노선으로 "화천리노선"을 확정한 것은 문화재
훼손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본업"에 서둘러 들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로써 지난 92년 형산강 노선을 선정한뒤 문화계와 벌여온 지루한
논쟁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고속철도건설사업에 나설수 있게됐다.

건교부가 당초 검토했던 방내리 안심리 덕천리 등 3개 대안 노선을
제치고 화천리를 최종 낙점한 이유는 지표조사결과 문화재 매장 가능성이
가장 적다는 교통개발연구원의 보고에 따른 것.

문화재 지표조사결과 방내리 35개, 안심리 26, 덕천리 25개의 문화재
매장 가능성이 나온 반면 화천리는 10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경주노선 선정을 둘러싼 논란의 장기화는 경부고속철도 프로젝트
전체의 대국민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상리터널 대구 대전역사의지하화문제와는 별도로 국책사업 추진이
얼마나 허술하게 진행되는 가를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92년 형상강 노선을 선정한뒤 만5년이 지난 시점에서야새 노선을
선정하게 된 "느림보 결정"만 봐도 그렇다.

시간으로 봐선 오히려 정부가 노선선정의 지연을 방조했다는 지적을
들을 만하다.

건교부가 이번에 문화계의 손을 들어주는 방향으로 화천리 노선을
선정했지만 그 댓가는 "5년 순연"이상이다.

우선 노선 선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표시한 지역주민들의 민원을
잠재우기 위한 "무마용 사업"도 정부의 짐이 된다.

예컨데 울산-경주간을 연결하기위해 건설키로 한 왕복 4차선 고속화도로
건설엔 7천억원이 들어간다.

또 포항주민들을 위해 중앙선 철도 포항-경주간 전철화 사업을 서두르기로
했다.

동해남부선 이설에도 적지않은 예산이 들어갈 것이다.

건교부는 노선이 줄어들어 당초 1조8천7백억원이었던 사업비가
1조5천9백억원으로 줄어든다고 밝히고 있으나 무마용 사업 금융비용 등
"보이지 않는" 사업비 증액은 1조원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남궁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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