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2호선의 운행이 1시간30분동안 연쇄적으로 지연되는 사고가
24일 또다시 발생,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불안을 더해주고 있다.

더욱이 올들어 기존의 1~4호선과 새로 개통된 5호선을 막론하고 잇달아
사고가 생기고 그 원인도 다양하게 나타나 지하철운영 전반에 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거세어지고 있다.

이날 사고는 오전6시30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서울지하철공사 사령실
중앙집중제어장치(CTC)에서 장애가 발생하면서 잠실역~신천역 사이 구간을
운행하던 전동차가 멈췄고 보완책으로 신호작업을 수동으로 바꾸는데서
비롯됐다.

이 바람에 출근길에 나선 수백여명의 승객이 터널안에 갇히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또 2호선 46개 역에서 양방향 60여편의 전동차가 3~10분간 순연돼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지하철공사측이 합정역 회차시설 개량사업중 소프트웨어 순간장애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이날 사고는 지금까지 선로파손과 단전 등
하드웨어에서 발생한 것이 아닌 전산시스템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심각성이
크고 그 원인이 보다 엄격히 규명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하철 운행과 관련한 사고는 올들어 모두 6번째로 나흘에 한번 꼴로
발생했다.

특히 최근 기존.신규 노선을 막론하고 발생하고 있는 지하철 사고는
운행과 시설 양쪽 면에서 모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불안을 더해준다.

기존의 지하철은 이미 시설노후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선로의 경우 10년단위를 교체기준 연한으로 잡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개통된지 17년이 지난 1기 지하철의 노후화가 심하다는 점을 점검의 핵심
사항으로 잡아야 한다.

또 지하철이 운행된지 벌써 2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운행도중 장애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규명하는 단발성 대응은 시정돼야 할 것이다.

지하철 운영을 맡고 있는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뿐 아니라 시당국이
앞장서 지하철건설 및 운영체계 전반을 정밀점검해 시민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 장유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