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심각한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골프여행을 떠난
내국인들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김포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채 등 골프세트를 휴대한 채
해외여행을 떠난 내국인 관광객은 3만8천3백28명으로 전년의 2만8백15명보다
무려 84.1%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월별로는 12월이 5천7백42명으로 가장 많았고 <>1월 5천2백30명 <>2월
4천9백42명 <>7월 4천1백74명 <>8월 3천7백12명 <>11월 2천3백67명 순으로
겨울과 여름 휴가철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골프 관광객들은 주로 5~10명 단위로 모여 3박4일 기간으로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나 중국, 미국, 사이판, 하와이,
괌 등으로 떠나며 비용은 1인당 1백50만~2백만원씩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선지별 관광객 수를 볼 때 미국이 전년에 비해 22.1% 늘어난 것을
비롯해 <>중국 23.3% <>태국 13.5% <>싱가포르 11.7% 등의 증가세를 보인
것은 골프관광객이 이들 국가에 몰린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포세관 관계자는 "지난해 호화관광을 비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의식,
골프채를 휴대하지 않고 해외로 나가 현지에서 골프세트를 빌려 사용한
관광객들이 대다수인 점을 감안하면 골프관광객은 수십만명에 달했을 것"
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한국일반여행업협회 (KATA) 소속 2백76개 여행사들은 지난해 7월
김포공항국제선 청사에서 해외로 나서는 관광객들에게 골프관광, 보신관광
등 불건전 여행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하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 장유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