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북한지역에서 떠내려오다 중립지대인 한강 하류 유도에
"상륙"한 황소 한마리가 오는 17일 뭍으로 옮겨진다.

정부는 14일 관계부처 협의를 갖고 17일 오전 수의사및 사육사 등
10여명과 해군 장비를 유도에 보내 황소를 뭍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당초 김포군의 요청에 따라 황소가 올 겨울을 지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료 3백kg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지속적인 사료 공급이
어렵고 쓸데없이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

환경부는 특히 황소를 유도에 계속 방치할 경우 생태계 파괴로 이 곳에
서식중인 희귀조 저어새와 노랑부리 백로새가 사라질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전협정 제1조 5항에 따르면 유도는 군사정전위원회가
통제하는 중립지역으로 민용선박의 왕래가 가능하다"며 "황소를 옮길 때는
유엔사 정전위가 북한측에 통보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남방, 북방한계선 사이 한강하류의 중립수역에 있는 유도는 무인도로
우리측에서 4백m, 북측에서 1kg 가량 각각 떨어져있으며 6.25 당시
격전지여서 지뢰가 많이 묻혀있다.

김포군은 소의 해를 맞아 유도를 마주보고 있는 북한의 개풍군과
함께 유도를 한우 자연번식지로 조성하겠다며 통일원, 국방부 등에
"황소 살리기" 협조공문을 보낸바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