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시의 관문인 "이도령고개"의 이름이 "춘향고개" "율치재" "남원
고개"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려 혼선을 빚고 있다.

남원시 광치동과 사매면의 경계선인 이도령고개는 남원 시내에서 전주방향
으로 4km 떨어진 산마루로 노송이 빽빽이 우거져 있고 경관이 수려한 남원의
문턱.

이곳이 이도령고개로 이름지어진 것은 새마을운동사업이 한창 추진되던
70년대초였다.

당시 남원군이 이 지역을 관광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이곳을 "이도령고개"로
이름짓고 여기서 전주쪽으로 1km 떨어진 고개를 "춘향고개"로 명명, 남원을
찾는 관광객들은 춘향고개와 이도령고개를 넘나들며 춘향과 이도령의 사랑
이야기로부터 풍기는 옛정취를 느껴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도령고개를 남원 주민들이 연령층과 지역에 따라
저마다 다르게 부르고 있을 뿐 아니라 행정기관조차 여러 명칭을 혼용,
적지않은 혼선을 빚고 있다.

고개 인근 주민들은 마을 이름이 율치라는 이유로 이곳을 "율치고개" 또는
"율치재"라고 부르며 남원시 남부 외곽 주민들은 앞방재와 대비시켜 "뒷방재"
라고 부르고 남원시 중심부 주민들은 "남원고개"라 부르고 있다.

특히 60세가 넘은 노년층에서는 "춘향전"에도 이곳이 "박석고개"로 나와
있다며 "박석고개"가 가장 적합한 이름이라고 주장한다.

그런가 하면 지난 88년 전주~남원 4차선 도로의 개통으로 이곳에 터널이
건설되고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터널이름을 "춘향터널"이라고 이름붙이자
이도령고개가 춘향고개로 잘못 불리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행정기관조차 도로관리업무를 맡은 건설과 등에서도 이곳을 "율치재"나
"밤재"로 부르고 관광 관련 부서에서는 "이도령고개"와 "춘향고개", "박석
고개"를 혼용해 관광객들은 적지않은 불편을 겪고 있다.

< 남원=최수용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