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나흘째 계속된 폭설과 강추위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거나 통제
되고 항공기 운항이 부분적으로 중단되면서 열차를 이용하려는 승객들이
크게 증가, 주말은 물론 평일 열차표도 구하기 어려워졌다.

8일 철도청과 서울역 등에 따르면 폭설로 교통체증을 우려한 승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지난 6일과 7일 양일간 전 노선의 좌석이 사전 매진됐을뿐
아니라 주말예약도 이미 끝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철도청은 지난 6일 경부선 전라선 영동.중앙선 각 4대씩 12대를
임시열차로 증차했으며 7일에는 경부선 4대,전라선 7대, 중앙.태백선 4대
등 19대, 8일에는 경부선 2대, 호남선 6대, 장항선 2대 등 17대의 열차를
추가로 편성.운행했다.

철도청 여객과 박세훈수송담당 계장은 "예년의 경우 신정연휴가 끝나면
설날까지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이 크게 감소했다"며 "올해에는 폭설 등
이상기후로 도로와 공항 사정이 나빠지자 가장 안전하고 빠르게 갈 수 있는
열차로 승객들이 몰려들어 임시열차를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역에서는 30여개에 달하는 매표 창구별로 평소보다 3백~4백장 정도가
더 팔려나가 1일 운송인원이 5만~5만5천명으로 약 20%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가장 많은 눈이 내린 영동지방에는 이번 주말에 스키 등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서울~강릉, 서울~속초간 무궁화호 통일호 새마을호
좌석 예약이 거의 완료된 상태다.

서울역 남기석여객계장은 "3~4일 계속된 폭설로 열차를 이용하려는 승객
들의 예약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며 "평일의 경우도 황금시간대 좌석은 거의
찼다"고 밝혔다.

또 동계휴가를 맞아 가족과 함께 휴양지로 떠나는 이용객들과 업무차
지방에 내려가는 이용객들도 열차를 선호하고 있다.

서울에서 업무차 대구로 내려가는 양낙창씨(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평소
에는 자가용이나 비행기를 이용해 지방에 내려갔으나 폭설로 도로나 공항
사정이 좋지 않을 것 같아 열차를 이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 한은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