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내 연구소 출신 연구원들의 창업이 활발하다.

그동안 연구소에서 연구활동만 하던 박사급 고급두뇌들이 자신이 개발한
기술 또는 신제품으로 직접 회사를 설립하고 현장경영을 하는 기업인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원출신 창업1호는 지난 89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뛰쳐나온 원종욱
박사.

그가 대전에 의료용 및 산업용레이저기기를 생산하는 원다레이저를 설립
한 이래 지금까지 40여명이 창업에 나섰다.

이같은 현상은 정부와 각 연구소가 연구원들의 창업을 위한 각종 지원책
을 마련, 지원해주고 있는데다 이미 창업한 연구원들이 "대덕21세기"모임을
결성, 연구원들의 창업을 도와주고 있기 때문.

더욱이 최근 들어서는 한국과학기술원 재학생들이 창업모임인 "KB클럽"을
결성하고 정보교류를 하는 등 학생들의 창업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어 고급
두뇌들의 창업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창업현황을 보면 지난 89년 1개업체가 첫 창업한 이래 매년 4~5개업체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무려 12개업체가 창업했다.

연구소별로는 전자통신연출신이 17개로 가장 많고 표준과학연 10개, 한국
과학기술원 6개, 생명공학연과 국방과학연이 각 2개, 화학연 1개씩 등이다.

이들 기업들은 창업연수가 일천함에도 그동안 선진국들이 독점해온 반도
체장비 3차원측정기 레이저가공기 밸런싱장비 유전자판독약품 등 첨단기술
및 제품을 국산화 수입대체효과를 가져오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예를들어 지난 91년 자본금 4억원에 8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아펙스(대표
김상호)는 반도체장비의 국산화에 뛰어들어 이분야 국내 최고의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최근에 충북 청원군에 1천8백평규모의 공장을 마련, 가동에 들어가 직원도
90명으로 늘렸고 매출액도 50억원대로 증가하는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최근 반도체 2백65메가D램 생산공정에 필요한 금속유기
화학 증착장비를 개발, 현재 테스트단계인데 오는 98년부터 양산체제에
들어가면 2000년에 매출액 1천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바이오니아(대표 박한오)는 전량수입에 의존해오던 유전자를 읽어내는
유전자 연기서열결정키트를 개발, 국내의 병원 연구소 등에 전량공급하고
있다.

최근 충북 청원에 1천4백평의 부지에 3백50평규모로 공장을 확장이전,
올 매출액을 50억원으로 잡고 있다.

선진국의 전유물인 3차원측정기를 개발한 덕인(임재선)은 신제품을 잇달
아 내놓으면서 해외수출까지 하고 있다.

메닉스엔지니어링(대표 이상수)은 전자통신연의 연구개발시제품 생산
전자파장애 시험장치인 TEM 셀과 반도체패키징 관련부품을 생산, 연구소
기업체 등에 공급하고 있다.

또 태울(대표 조현태)은 인터넷상에서의 게임서비스시스템 등 인터넷 관련
기술을 전문으로 개발하고 있고 유니크테크놀로지(대표 박병관)는 중.대형
컴퓨터를 개발해 국내 주요 가전업체에 공급한다.

이밖에 문자 숫자 특수기호를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컴퓨터용 핸디스캐
너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한국인식기술(대표 이인동)과 반도체공정장비용
컨트롤러를 생산하는 세트리연구소(대표 윤형진) 엔진용 축진동절연장치를
개발한케이앤드제이(대표 제양규) 등도 대표적인 연구원 창업기업이다.

< 대전=이계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