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이 정축년 새해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종업원들이 친절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손님에겐 돈을 안받겠다는
"노 서비스 노 페이 (no service no pay)"를 선언한 곳이 늘고 있어서다.

"친절을 지렛대로 불황의 그늘을 걷어올리겠다"는 이같은 움직임은
외식업 택시 레저시설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

택시업체인 대한상운은 최근 회사택시에 색다른 스티커를 붙인채
운행하고 있다.

"불친절하면 요금을 안받습니다"가 그것.

"스티커를 보고 대기중인 차중에서 제 차를 골라 타는 손님이 많아
일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경기침체 탓에 손님이 줄었지만 저희 회사는 스티커 덕분에 타격이 적은
편이지요" (대한상운 택시기사 한유현씨).

이 스티커를 붙인 뒤 손님과 사소한 일로 시비를 벌이는 일은 거의
없어졌고 대신 운전중에 즐겁게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

외식업체인 TGI 프라이데이즈도 친절을 최고의 무기로 삼고 있다.

손님들이 음식맛이 없거나 종업원들이 친절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돈을
안받는다.

서울 서교동에 있는 TGI를 찾은 정순희씨(31)는 "고객들에게 그만큼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니까 기왕이면 그곳에 가자고 생각하게
되더군요"라고 말한다.

연간 1천만명정도가 찾는 용인에버랜드는 친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이른바 "드롭 커튼 (drop curtain)" 제도가 그것이다.

드롭 커튼이란 문자 그대로 커튼을 내린다는 것.

시설이 불량하거나 불친절사례가 적발되면 영업을 중단한다.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환경이 개선됐다고 생각될 경우 커튼을
들어올리고 영업을 개시한다.

이밖에 LG전자도 애프터 서비스를 받은 고객이 "종업원의 태도가 시원치
않다"고 느끼면 돈을 안받고 있다.

LG전자는 아침 조회를 시작할 때와 끝낼 때 마다 "친절합시다"라는
인사말을 외치며 친절 서비스 정신을 몸에 익히고 있다.

이러한 "노 서비스 노 페이"의 출발점이 친절에 있는 만큼 고객들의
만족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 조주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