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변칙처리에 항의하는 파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태광산업과 현대그룹노조총연합(현총련)소속 일부사업장 등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이 회사의 어려운 경영여건 등을 이유로 파업유보를 결정, 관심을
모으고 있다.

태광산업 울산공장 노조는 27일 오후 2시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키로 결정
했으나 정기열 노조위원장이 위원장 직권으로 파업유보를 결정했다.

정위원장은 이날 오전 출근하는 조합원들에게 "현재의 상황에서 우리가
대처해 나가야 할 방법을 고민한 끝에 파업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나눠주며 "파업방침 전면유보"에 따른 눈물어린 심정을
호소했다.

정위원장은 파업유보결정 이유를 <>현재의 대정부투쟁이 장기간 기약이
없고 <>태광산업의 경우 단순제조업이 아닌 장치산업의 특성이 있으며
<>화섬업체중 유일하게 한해에 두번이나 총파업하는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정위원장은 회사의 어려운 여건을 감안해 파업유보를 결정하면서 "노조
대표로서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은 고민과 갈등을 했다"고 말했다.

조합원 5백명의 대한알루미늄 노조는 지난 94년부터 누적된 적자가 현재
2천억원을 넘는 등 회사의 경영이 긴박한 상황에서 파업을 강행할 경우
회사가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절감하고 파업을 유보키로 결정
했다.

또 조합원 1백90명의 현대종합목재는 회사의 경영합리화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조합원생계가 어려워 우선 사내 조합원의 사정을 완화시키는데
주력, 회사와의 협의를 계속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4백20명의 현대알루미늄 역시 회사의 어려운 경영사정상 전면
파업은 하지 않고 8시간 정시근무이외의 2시간 잔업을 거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 울산=김태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