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바라지에 고생하신 부모님께 영광을 돌리고 소신있는 검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38회 사법시험에서 최연소 합격을 차지한 최경희씨 (21.서울 동작구
대방동)는 "생각보다 빨리 합격의 영광을 안게돼 너무 기쁘다"며 소감을
피력했다.

75년 2월생으로 현재 서울대 공법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최씨는 지금까지
일생의 행로를 결정한 큰 시험에서 쓰라린 고배를 마셔본 적의 거의 없는
행운아.

대학 2학년때 치른 사시 1차시험에서 한 번 떨어진 경험이 그의 낙방
전력의 전부이나 이마저도 연습삼아 시험을 본 것이기에 좌절감을 느끼지는
않았다는 것.

여기엔 7세에 등촌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백석중-여의도교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잠시도 성실함을 잃지 않으려고 애써온 게 한몫했다.

그렇다고 최씨가 오로지 공부밖에 모르는 공부벌레는 아니다.

그는 가끔 친구들과 어울려 당구를 치거나 전자오락실에서 오락을
즐기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학교다닐 때 여자친구를 사귀어 보지 못한 계 못내 후회스럽다는
심정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최최는 서울 구로소방서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아버지 최순용씨
(46)와 어머니 이인순씨(41)의 1남1녀중 첫째.

법대도서관과 독서실에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는 최씨는 하루
한시간정도 TV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는 것.

그는 "규칙적인 생활과 나름대로의 최선의 방식을 연구해가며 공부한
것이 도움이 됐다"며 "차분한 성격이기 때문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르면
곧잘 몰두하게 된다"고 자신의 성격을 소개.

최씨는 "검찰의 상당한 권한에 비해 그 권한이 적절하게 행사되고
있지 않다는 국민의 따가운 비판을 의식, 소신있는 법조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