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고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12.12 및 5.18사건항소심
재판에서 재판부가 1심보다 가벼운 형량을 선고하자 각계인사와 시민들은
대체로 의아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전두환 전대통령이 사형에서 무기로 형량이 낮춰진데 대해 과거청산
이라는 역사적 의의를 퇴색시킨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전직대통령에게 실형이 선고된 것만으로도 재판의
충분한 의미가 있다며 이제는 경제문제에 전념해야 한다는 엇갈린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소시효 기산점을 87년 6월29일로 본 것은
올바른 판단이나 관련 피고인에 대해서 대폭 형량을 낮춰 선고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무고한 양민을 학살하고 쿠데타를 통해 국헌을 문란시켜도 처벌은 법정
최고형이 아닌 무기징역뿐이라는 선례를 남기는 것으로 우리역사에 대단히
나쁜 재판으로 기록될 것이다.

국민의 법감정에 맞지도 않고 역사적의의를 살리지 못한 2심재판과 달리
대법원 판결에서는 이 사건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를 충분히 살려주길
기대한다.


<> 이백수변호사(시민과변호사 편집위원) =죄는 인정된다면서 사형을
내리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재판부가 형량을 정할 때는 유사한 죄와 형평성을 맞춰야 하는 것인데
가정파괴범이나 지존파 등에는 사형을 선고하면서 반란죄의 수괴에게는
무기를 선고하는 것은 외국의 어떤 경우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장기적으로 사면을 시키기위한 포석이라고 본다.


<> 한상진 서울대교수(사회학과) =군부 쿠데타에 대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과거청산의 핵심은 부당하고 비합법적인 양민학살 부분이다.

1심에서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는데 이번 선고
공판에서도 마찬가지였던 것같다.

광주학살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실질적인
과거청산 작업이 완료된다고 본다.


<> 양승함 연세대교수(정치외교학과) =비교적 현명한 판결이라 본다.

물론 그들의 행위와 죄목으로는 사형감이지만 실형을 선고한 것만으로도
과거청산의 정치적 상징성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1심에 이어 또다시 사형이 선고됐더라면 내년에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분열을 초래할 수 있으나 법원이 그같은 정치적 부담을 덜어준 것이다.


<> 강인수씨(29.서울대 경영대학원생) =가정파괴범에도 사형을 시키는데
죄없는 사람을 죽이고 정권을 찬탈한 사람에게 무기라니 말도 안된다.

이번 판결은 정부가 주창하는 역사바로세우기에도 역행하는 처사다.

검찰은 국민의 법감정을 생각해서라도 즉각 상고해야할 것이다.


<> 김창래씨(29.회사원.서울 도봉구) =애초에 사형을 선고한 것이 다
"쇼"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전씨에게 무기로 감형한 것을 보면 처음부터 5,6공세력과 문민
정부가 정치적으로 타협하기위해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움직인 것이라고 본다.


<> 윤문석씨 (41.회사원.서울 도봉구) = 사형이니 무기징역이니 하는
형량보다 전직대통령을 법정에 세운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들에게 죄값을
치르게 했다고 본다.

이번 항소심으로 판결이 확실히 난 만큼 이젠 정치적인 문제는 접어두고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

< 윤성민.김준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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