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에서 나온 디옥틸 프랄레이트가 한국에서는 발암여부를 둘러싸고
큰 논란이 됐지만 미국에선 이미 20년전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난
사안입니다.

식품 안전에 대한 한국의 정보력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증거지요"

미국 식품의약국 (FDA) 안전성연구소 안전평가발암연구실장으로 안식년을
이용해 지난 10월부터 국내 식품의약안전본부의 기술자문관으로 일하고
있는 이인수박사는 국내에 식품안전에 대한 정보교환체계를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박사는 "미국 FDA에서 앞으로 필요한 정보를 적극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했다"며 "국내에는 우수한 연구자원은 많으나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연구체계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 만큼 앞으로 신속한 국제 정보교환체제를
갖추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박사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유명한 식품및 의약품 전문가.

한국인으로는 몇안되는 FDA 연구원으로 미국 메릴랜드대 뿐아니라 일본
동경대 등에서도 강의하는 등 알아주는 실력가다.

이박사가 장관보다 많은 5천8백77만9천원의 연봉 (월 2백14만원)을
받는다는 점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국내 계약직 공무원중 가장 많은 액수다.

황해도 개성출신으로 개성송도고를 졸업하던 해 미국으로 유학해
워싱톤대학 약리학과를 졸업한 뒤 줄곧 암관련 식품 안전성에 대해
연구해온 이 박사의 국내 계약기간은 3년.

한번 연구에 들어가면 밥도 잘안먹고 일만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이박사는 안전본부에 있으면서도 개인차원의 연구는 계속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는 평이다.

이박사는 "모든 식품에는 발암물질이 함유돼 있어 기본적으로 암을
피할 수는 없다"며 "확률이 적은 음식물을 섭취하면서 예방하는 게 최선"
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한국사람들은 술과 담배를 즐기기 때문에 암에 걸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지적하고 야채류를 많이 먹고 고기는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 조주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