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경찰, 구청의 안일한 교통행정으로 시민들이 골탕을 먹고 있다.

경찰이 버스전용차선통행을 허용했는데도 서울시 기동단속반은 같은
시간에 버스전용차선위반으로 단속한다.

그런가하면 자동차 한 대가 한시간사이에 2개구청에서 주차위반스티커를
받기도 한다.

특히 버스전용차선을 위반한 경우 통상적인 행정처분에 대해 있어야 할
이의신청절차도 없고 위반사실통지도 없이 곧장 고발당해 기본권확대추세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중견기업회사원 김모씨(33)는 최근 거주지인 강북구 수유동 관할경찰서
(북부경찰서)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았다.

지난 9월 19일 반포로 미8군부대앞에서 버스전용차선을 위반,
고발됐으므로 출석하라는 것.

김씨는 무장탈영병사건이 터진 다음날 남산3호터널 주위의 불시검문
검색으로 교통혼잡이 극심해지자 경찰이 수신호로 버스전용차선운행을 지시,
다른 차들과 함께 버스전용차선으로 달리던중 적발됐다.

뒤에 밀려있는 차때문에 현장에서 항의를 할 수도 없었던 김씨는 해당
지역구청인 용산구청의 교통지도과로 이의신청을 냈고 담당자로부터 이날의
상황을 고려, 이의접수를 하겠다는 대답도 들었다.

그러나 확인해보니 김씨를 단속한 것은 서울시 기동단속반이었다.

기동단속반은 자신들은 버스전용차선위반사실에 대한 통지의무가 없다면서
두달전에 경찰이 전용차선을 해제한 사실을 확인하기도 어려우므로 재판을
통해 구제하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결국 어떤 사유로든 버스전용차선을 달리다 서울시 기동단속반에 걸리면
이의신청절차도 없고 통지도 못받은채 고발되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와 구청, 경찰서를 일일이 찾아다닐 여유가 없어서 억울해도 그냥
당하는 시민들이 많을 것"이라는 김씨는 서울시 청사만봐도 부아가 치민다고
말했다.

또다른 직장인 윤모씨(40)도 최근 불쾌한 일을 당했다.

중구 중림동에 직장이 있는 윤씨는 최근 주차허용구역이 아닌 회사옆
고가도로밑에 부득이하게 차를 세워두었었다.

한시간쯤 후에 나가보니 승용차 전면유리창에 주차위반스티커가 2장이나
붙어있었다.

40분사이에 하나는 중구청에서, 다른 하나는 서대문구청에서 각각 붙여
놓은 것이었다.

"아무리 주차위반과태료가 구청의 주요수입원이라해도 너무하는 것
아닙니까"라며 윤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또 서울 25개구청이 체납지방세를 정리하기위해 납부독촉고지서를 보내는
과정에서 전산입력을 잘못하는 바람에 교통관련범칙금을 물게된 경우도 많아
원성을 사고 있다.

이를 정정키위해 구청에 나가 서류 및 사직확인 등을 하는데 시간을 뺏긴
시민들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며 행정편의주의에 머리를 흔든다.

시민들은 이밖에도 단속주체가 서울시와 시청, 경찰로 3원화돼있는 버스
전용차선위반단속의 경우 단속주체끼리 손발이 안맞아 피해를 입는 사례가
있다며 교통행정이 골탕먹이기 행정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 김정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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