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환자에게 혈액제제를 투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심장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18일 뒤늦게 밝혀졌다.

인천중앙길병원 마취과 권도현 권진형 조영례의료팀은 최근 열린 대한
마취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혈액제제의 수혈을 전면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환자(남.40)에게 두개내 출혈로 뇌사판정을 받은 남자환자(20)의
심장을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보고했다.

이 환자는 일반적인 약물치료 및 수술로는 치유가 불가능한 확장성
심근병증으로 진단을 받아 수술이 요구됐으나 수혈을 거부해 의료진이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길병원 마취과팀은 수술중 지혈제인 "아프로티닌"과
혈장대용제인 "펜타스타취"를 투여하고 자가수혈기인 "셀세이버"를
이용한 반면 혈액제제는 전혀 투여하지 않은채 심장이식 수술을 실시,
성공을 거뒀다.

지난 67년 처음으로 실시된 심장이식수술은 우리나라에서도 말기 신부전
환자의 마지막 치료수단으로 널리 실시되고 있으나 "여호와의 증인"신자들은
신앙을 이유로 수혈을 거부해와 지금까지 의료인들에게 법률적 및 도의적
문제를 야기시켜왔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