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 김희영 기자 ]

백범 김구선생의 암살범인 안두희씨(79)가 23일 오전 자택에서 피살됐다.

안씨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인천시 중구 신흥동 3가 37의9 동영아파트
502호 자택에서 부천S여객 버스운전사 박기서씨(46)에 의해 목이 졸리고
나무 몽둥이로 머리를 맞아 숨졌다.

박씨는 사건 발생 5시간만인 오후 5시께 민족정기구현회 회장인
권중희씨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모든 일을 저질렀으며 자수해 모든
처벌을 감수하겠다.

심곡동 본동성당에서 고해성사를 받고 있다"고 연락해 경찰은 권씨와
함께 형사대를 파견, 박씨를 검거했다.

안씨의 동거녀 김명희씨(63)는 "오전 11시30분께 슈퍼마켓에 물건을
사러가기 위해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40cm 정도의 "정의봉"이라 새겨진
나무 몽둥이를 든 박씨가 갑자기 집으로 들어와 위협한뒤 안방으로
끌고가 흰색 나일론끈으로 손발을 묶은 다음 남편이 있는 건넌방으로
건너가 살해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평소 기거했던 건너방에서 흰색 나일론 끈으로 손이 뒤로
묶인채 머리에 피를 흘리며 문쪽을 향해 반듯이 누워 있었으며 목에는
손으로 졸린 흔적이 남아 있었다.

방안에는 안씨가 흘린 피로 이불 등이 흥건히 적셔져 있었고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피묻은 나무 몽둥이가 방바닥에 버려져 있었다.

이 아파트 501호 남선희씨(48.여)는 "오전 11시20분께부터 안씨의
집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려 10분쯤 후 나가보니 안씨집 현관문이 열려
있고 안방에는 김씨가 흰 나일론 끈으로 손발이 묶인채 쓰러져 있었고
안씨는 건너방에서 피를 흘린채 숨져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권씨가 "한달전에 박씨를 만난적이 있으며 수차례 전화통화를
했다"고 말한 점과 안씨 피살 직후 안씨의 집을 방문한 점 등을 감안,
권씨의 범행가담및 공모여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

한편 95년 7월 S여객에 입사한 박씨는 평소 책임감이 강하고 과묵했으며
사리가 밝아 동료들 사이에 좋은 평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지난 50년 전북 정읍에서 출생,고향에서 S중학교를 졸업한 뒤
S여객에 들어오기 전까지 택시와 회사승용차 트럭 등을 20여년간 운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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