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흥덕구 향정동 청주공단에 자리잡고 있는 LG반도체
청주공장.

이공장은 최근들어 반도체 가격하락에 따른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노사간에 다져진 협력무드를 밑거름삼아 "21세기 세계 초우량
기업"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대립과 반목적 노사관계를 완전히 털어버리고 노와 사가 서로
믿고 아끼며 생산적 노사관계를 구축,생산성향상에 주력하고 있는
모범업체로 손꼽히고 있다.

이공장노사도 민주화열풍이 온나라를 휩쓸던 80년대말에는 여느
사업장처럼 노조설립문제로 한때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지난89년 청주공장이 건설됐을때 이곳으로 전출해온 구미공장 출신
근로자들이 조합설립을 추진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회사측과 근로자들의
반대로 노노간,노사간 갈등을 빚었다.

구미공장노조의 파업을 경험한 회사측은 우선 노동조합설립 방해공작을
폈으며 구미공장에서 조합활동에 염증을 느낀 많은 근로자들도 노조설립에
미온적인 자세를 보였다.

결국 노조설립을 추진하던 근로자들은 노조 대신 근로자의 입장을
대변할 한마음협의회를 구성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러나 회사측은 협의회를 사실상의 노동조합이라고 규정해 처음에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회사발전을 위해선 근로자측과 협상할 대화의 창구가 필요하다고
인식, 이 협의회구성에 참여했다.

한마음협의회 구성이후 이회사의 노사관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됐다.

노와 사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근로자들의 복지증진과 생산성향상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에서 투쟁적 노동운동은 설자리를 잃게됐다.

지난해 5월에는 근로자들이 앞장서 <>세계최고의 생산성 실현 <>고객감동
브랜드이미지 구축 <>신바람나는 직장문화건설 <>공동체적 노사관계달성을
위한 "도약 2005실천 결의문"을 채택했다.

올해초에는 노사가 공동으로 "노경윤리선언문"과 "도약 2005 실천
결의문"을 잇달아 선포, 활기찬 노사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회사측도 근로자들의 복지수준을 높여주기위해 사내에 복지매장 은행
마을금고 음악감상실 노래방 영화관 에어로빅장 탁구장 헬스장 목용탕
휴게실 등 각종 복지시설을 지원했다.

또 미혼사원들에 대한 기숙사제공과 주택융자금 2천만원을 지급하고
가족치료비 지급범위도 배우자까지로 확대했다.

이 공장은 이같은 노사화합무드로 지난해와 올해 2년연속 임단협
무교섭타결을 이끌어냈으며 이는 곧 생산성 향상과 기술력향상 등의
결실로 이어졌다.

회사전체 매출액은 지난93년에 8천7백72억원, 94년 1조4천1백46억원,
95년 2조5천1백68억원 등 매년 60~70%이상 급성장하면서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의 랭킹을 22위에서 13위로 끌어 올렸다.

올해에도 반도체 가격하락등으로 매출폭이 감소할 전망이지만
4조5천억원이상의 매출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전세계 반도체 생산업체중 자본투자비율에서 차지하는
이익률이 1위에 오르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또 생산기술을 좌우하는 수율부분에서도 4MD램의 경우 웨이퍼 96%,
패키지 95%, 완성품 90% 등으로 일본등 선진국의 85%수준보다 훨씬 높았다.

16MD램의 경우도 완성품 수율이 80%에 이르러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는데 올해안에 이를 더욱 높여 9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엄일석한마음협의회대표는 "그동안 다져온 노사간의 믿음과 신뢰를
기초로 모범적인 노사협력 사업장을 만들어 세계 초우량기업으로 발돋움해
나가는데 밑거름이 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백광선전무는 "근로자를 중심으로 한 협의회활동을 통해 노사협력관계를
이끌어가고 있다"며 "회사측에서 근로자들이 가려워하는 곳을 먼저
긁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청주 = 이계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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