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험생의 입시준비를 위해 상
당수의 학부모가 부부간 성관계를 자제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등 대
학입시가 가족관계의 파행까지 초래하고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사회학회 가족문화연구회(회장 이동원 이화여대 교수)
가 지난 92년부터 4년동안 수도권지역 8개 인문고와 2개 사설입시학원의 수
험생 및 학부모 1천3백여명을 대상으로 벌인 "대학입시와 한국가족"에 관
한 연구에서 밝혀졌다.

분석내용에 따르면 수험생 자녀때문에 학부모 가운데 40%가 성생활을 자
제하고 있었으며 부인이 남편보다 수험생을 우선적으로 배려하거나 수험생
의 짜증이나 응석을 무조건 받아주는 경우가 각각 49%와 49.2%(복수응답)
에 이르러 부부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자녀들의 입시공부때문에 "손님 초대"와 "TV 시청"을 자제한다는 학부모
들의 응답이 각각 57.6%와 54.5%에 이르렀고 5.6%의 어머니는 수험생 뒷바
라지때문에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둔 것으로 드러났다.

더 나아가 수험생 자녀문제로 어머니 가운데 80%와 64%는 두통과 소화불
량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만사가 귀찮고 나른한 느낌(58%),수면부족과 만성
피로(56%),귀울림 증세(40%)까지 겪고 있었다.

또 학부모중 63%는 과외비 등 수험생에 대한 경제적 뒷바라지가 부담스
럽다고 말하고,70%는 수험생으로 인한 심리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경험했다
고 밝히고 있다.

< 윤성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