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병원 피부비뇨기과과장 김세경박사(76)가 40여년간의 진료경험을
담은 메디컬에세이집 "풋고추 빨간고추"(고려의학간)를 출간, 21일
한국병원강당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김박사는 고려대의대 부속병원장을 지낸 의학계 원로이자 피부비뇨기과의
대가.

이 수상집은 김박사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남성의 성에 관한 잘못된
지식을 바로잡고 일반인의 올바른 이해를 돕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분야의 전문서적은 많지만 일반인들을 위한 교양의학서는 드뭅니다.

그래서 전립선 고환등을 포함하는 성기와 성의 발달정도에 따라 알아야
할 상식, 그리고 성인성질환에 대한 기초지식을 알기쉽게 풀어 썼습니다"

성기와 성에 대한 고민이 많은 사춘기를 잘못 보내면 신경질환으로 연결돼
가정내 폭력, 집단폭력, 조울증, 등교거부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김박사는
이책이 남자아이를 둔 어머니로부터 청년층은 물론 전립선염, 전립선비대나
암이 걱정되는 중년이상층에 이르기까지 남성의 성과 성기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는 길잡이가 됐으면 한다고.

김박사는 이를 위해 1장 "작은 고추들"과 2장 "봄을 맞이하는 고추"에서
유아기부터 사춘기 청소년기때까지 달라지는 성과 성기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총11장으로 구성된 이책은 남근의 구조와 발기원리, 성기손상, 사정의
원리(3~5장), 전립선 질환과 정관절제술(6~8장), 남성불임증및 성기능
장애와 중.노년기의 성, 에이즈(9~11장)등에 대해서도 상술했다.

"체력이 다하는 날까지 진료실을 지키고자 합니다.

의사 1명을 키우기 위해 국가와 개인 모두가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까.

정년이 됐다고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은 엄청난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의 김박사는
진료실에서 환자와 아픔을 함께 나누며 치료하는 과정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라고 밝혔다.

김박사는 45년 경성제대의학부를 졸업한 뒤 60년 수도의대(고려대의대
전신)교수로 임용돼 고려대의대교수와 부속병원장을 지냈다.

지난 86년 정년퇴임한 뒤 고려병원비뇨기과부장을 거쳐 91년부터
한국병원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