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11일 북한 주민 최승찬씨(29)가 이날 새벽 강화도 북장곶돈대
한강하류지역으로 헤엄쳐 귀순해왔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새벽 2시45분께 최씨가 한강하류에서 헤엄쳐오는 것을
우리 해병 2사단 소속 손동현상병(22)과 석상범이병(21)이 발견,
구조했으며 현재 관련 당국에서 최씨의 귀순동기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국방부 청사내 의무실에서 기자들에게
"개성에 살고 있을 때 매일 1~2명씩 굶어죽은 사람을 매장하는 것을
봤다"며 "심지어 옆마을에서는 부모가 먹을 것이 없어 아이를 목졸라
죽이고 자신도 자살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말해 극심한 북한의
식량난 실태를 전했다.

이와함께 군의 한 관계자는 "최씨가 군당국 조사과정에서 올해들어서만
북한주민 30여명이 굶어죽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최씨는 귀순 당시 손상병 등에게 "3일 동안 굶었다.

배고파 죽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현재 최씨가 탈진상태여서 링거주사를 놓는 등 기력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8일 오후 8시 주소지인 개성시 운학2동을
출발, 10일밤 도보로 예성강에 도달한 뒤 길이 2m가량의 자전거 튜브
3개를 묶어 몸에 두르고 군용 구명동의를 착용한 채 10여 가량 헤엄쳐
군사분계선을 넘어왔다.

최씨는 특수부대인 북한 제38항공여단에서 10년간 근무한 뒤 지난
93년 상사로제대했으며 개성의 한 벽돌공장 건축자재 인수원으로
근무해왔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북한에 처 김옥순(26)과 딸 미라양(2)을 두고 있는 최씨는 귀순당시
반바지에 티셔츠차림이었으며 50원권 지폐 2장을 소지하고 있었는데
바지주머니에서는 그가 잡아먹은 것으로 보이는 바닷게 다리 5~6개가
발견되기도 했다.

한편 최씨를 포함해 지난 48년 이후 지금까지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한 북한사람은 민간인 4백93명, 군인 2백66명 등 모두 7백59명으로
가장 최근에는 지난 6월4일 우광빈씨가 휴전선을 넘어 귀순한 바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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