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대한 외국인 투자기업들의 열기가 시들해졌다는 얘기는
실상과 다릅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이곳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베트남의 경제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사업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김봉규 주베트남대사는 최근 외국인 기업들에 대한 까다로운 규제로
대베트남 투자를 재고해야 한다는 국내 일부 주장에 대해 이같이
반박한다.

올해들어 현대미포조선이 조선사업을, LG그룹이 정유공장건설
프로젝트를, 포항제철이 미니밀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김대사는 설명한다.

또 국내에선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대우그룹이 하노이에 첫 특급호텔인
"대하호텔"을 최근 일부 개관, 본격 영업채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전한다.

그는 특히 "최근 폐막된 베트남공산당대회에서 당서기장 주석 총리 등
현행 3인 지도체제가 그대로 유지돼 베트남식 개혁개방정책인 "도이 모이"
노선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앞으로도 한.베트남간 협력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사가 제시하는 바람직한 투자진출업종은 중공업분야.

"베트남은 오랜 기간 전쟁으로 국가기간산업이 미미한 실정이나 내자가
빈약해 주요 프로젝트에는 외국자본을 적극 유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면 정치.외교적으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봅니다"

김대사는 투자방법과 관련해서는 단독 진출보다는 합작을 권한다.

베트남 정부가 "합작"을 유도하고 있기도 하지만 각종 인.허가절차 및
토지매입 등 실질적인 사업은 현지 파트너와 함께 처리하는게 바람직하다는
것.

또 상대적으로 발전한 호치민시 등 남부지방보다는 하노이시를 위시한
중.북부지방에 대한 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있는 것도 고려해야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을 "아시아에서 가장 발전이 빠른 나라"라고 규정한 김대사는
"베트남은 한국의 자본, 기술과 발전 경험을, 한국은 석유 가스 등
베트남의 풍부한 자원을 필요로 하는 등 양국이 상호보완적인 관계인
만큼 협력가능성은 매우 높다"며 "정부도 대베트남투자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하노이 = 정규용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