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아이디어를 내면 많은 과학자들이 과연 이것이 의약품으로
개발될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반론을 제기하고 가까스로 아이디어가
가능성 높은 것으로 검증되면 그때는 이미 10여년이나 지난 것이라고
빈정대곤합니다"

새로 발매한 정신분열증 치료제 "리스페달" 홍보차 내한한 얀센사
명예회장겸 얀센연구재단회장인 폴 아드리안 얀 얀센회장은 신약개발의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얀센사는 벨기에에 근거를 둔 세계적 제약회사로 현재 100여개의
약제관련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83종의 신약을 개발했다.

"얀센사가 상업적으로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이는 최고의
연구를 지향해 생긴 자연스런 결과일뿐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연구중심의 제약기업을 만들기 위해 끈기 열정 팀워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는 얀센사의 성공비결에 대해 프로젝트중심이 아닌 사람중심으로
연구원 각자의 개성과 장기를 충분히 살릴수 있도록 연구분위기를 조성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주위에는 연구능력이 우수하면서도 신뢰할만한 연구원들이
모여들어 "사람복"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었다고 회고했다.

얀센 회장은 국내신약개발연구실태에 대해 "한국정부는 G7(선도기술
개발사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신약개발을 장려하고 있고 제약업체들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으나 외형확장 타업종진출 신약개발 등 여러 목표를
한꺼번에 다 이루려는 연구풍토로는 신약개발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얀센사가 보유한 임상노하우로 한국업체의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의약품 개발가능성을 검토하고 나아가 국내에 소규모연구소를 세워
일부 신약개발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연구소설립은 비용보다는 구성원에 대한 신뢰를 고려해 신중히
결정할 문제"라며 "회사가 애써 키워놓은 연구인력은 그회사를 평생
직장으로 알고 열성을 다해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얀센 회장은 지난 58년 현재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정신분열증
치료제 "할로페리돌"을 개발했고 최근 이보다 손발떨림 등 추체외로
부작용을 줄인 "리스페달"을 세계시장에 내놓았다.

그는 "정신분열증은 뇌대사이상으로 발생한다"며 "조기진단과 적절한
약물복용으로 90%이상이 치료될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3박4일의 일정을 마치고 19일 오전 출국했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