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왕 장보고의 활동무대인 완도를 찾아오세요"

전라남도 완도군은 지난 5월15일부터 한달간의 일정으로 "장보고축제"를
열고 있다.

모두 8억3천6백만원이 투자된 이 사업은 청해진(완도)이라는 특성을 살려
완도를 홍보하자는 야심찬 기획에서 시작됐다.

해상출정식및 전국수석전시회등 풍부한 볼거리와 김 해산물등 지역특산물
전시회 등도 열렸다.

특히 장보고의 활동항로인 중국 산동성과 일본 후쿠오카를 직접 답사하는
"무역항로탐사대"가 8박9일간의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차관훈 완도군수는 "민선시대를 맞아 지역알리기작업에 나서면서 완도하면
쉽게 떠오르는 장보고대사를 부각시키자는 아이디어가 제출됐다"며 "앞으로
연례행사로 정착시켜 완도를 소개하는 축제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이벤트사업은 민선시대이후 지자체들이 앞다퉈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시티마켓팅.

지역주민에게는 자랑거리를 심어주고 도시기반시설확충등 생산효과를
유발할수 있는데다 관광수입등 부대수입도 꽤 들어오기 때문이다.

올해만해도 진도 영등축제 광주 김치대축제 부산 자갈치축제 춘천 인형극
대전이 천도 자기축제 금산 인삼축제 등이 대표적인 이벤트사업으로 개최
된다.

지자체들이 이벤트사업을 개발하면서 고민하는 문제는 무엇보다도 지역을
대표할수 있는 상징을 발굴하는 것.

진해군항제나 남원춘향제같이 이름만 들어도 머리에 금방 떠오를 수 있는
아이디어개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장보고축제같이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배경으로 한 유형이나 예향으로
불리우는 광주가 지난해 국제비엔날레를 개최한 것은 행사의 내용과
지역이미지를 적절히 결합시킨 예.

2002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는 부산도 국제도시로서 이름을 알리기위해
"아시아위크" "부산바다축제"를 올해부터 새로운 사업으로 벌인다.

물론 마땅한 지역상징이 없다고 해서 지자체들이 이벤트사업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이미지는 만들기 나름"이라는 광고마켓팅의 기본 상식을 지자체들이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눈을 돌리는 분야는 국제행사유치나 지역주민축제를 확대해
종합축제로 발전시키는 것.

서울 대전 경주 제주 부산 등 각 지자체들이 2002년 아셈회의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공세를 편 일이나 2002년 월드컵 축구경기가 치뤄지는 도시를
선정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도 다 이런 맥락이다.

또 대전이 지난 2월 엑스포과학공원에서 개최한 "세계연대회"나 서울이
단오절을 맞아 개최하는 "단오축제"가 이런 사례다.

지역 이미지와는 무관하지만 홍보만 잘하면 얼마든지 좋은 행사가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이벤트사업 개발바람은 기초자치단체들 사이에도 거세게 불고있다.

서울시내 25개구의 경우 모두 1년에 1-2개씩 이벤트행사를 벌이고 있다.

강남문화축제 은평구통일로파발제등 이런 행사는 지역주민과 기업들이
함께 참여하는 주민한마당으로 열리는 장점이 있다.

김우석 서울시문화국장은 "민선시대이후 각 구청이 경쟁적으로 지역
알리기에 나서면서 각종 행사가 많아졌다"며 "예산지원 요청이 너무 많아
오히려 곤란할 지경"이라고 말한다.

물론 지자체의 문화행사 축제등 이벤트사업이 별탈없는 것만은 아니다.

대부분 올해 첫 사업인만큼 예산부족 기획부족 주민참여부족이라는 삼불
현상으로 "당신들만의 축제"로 끝나는 사례도 적지않기 때문이다.

김한주 대홍기획이벤트사업부차장은 "지난해부터 각 자치단체로부터
행사와 관련한 문의나 기획을 부탁하는 용역의뢰가 급증하고 있지만 대부분
터무니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너무 화려한 행사를 치루러는 욕심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시티마켓팅의 하나로 이벤트사업을 활발히 벌여나가는 지자체들에게
주민참여확대와 예산확보라는 난관을 어떻게 극복하는가가 1차적인 과제로
남아있는 셈이다.

< 김준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3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