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우주공간에서 대전 엑스포의 마스코트인 꿈돌이가 손짓하는 화면을
배경으로 TAEJON(대전)이라는 영문자막이 새겨진다.

인터넷에 접속한뒤 "http//kang.dacom.com.kr/taejon"이라는 주소를
입력하면 나타나는 대전시 홈페이지의 첫 화면이다.

대전광역시는 지난달 3일 인터넷에 첨단과학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이처럼 급속히 사용인구가 늘어가고 있는 인터넷을 홍보에 활용하는 것은
대전만의 일이 아니다.

요즘들어 서울 부산 광주 인천등 자치단체들 사이에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붐이 일고 있다.

이는 민선자치시대를 맞아 지역주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자치단체의 정책과
현황을 생생한 컬러화면을 통해 널리 알리고자하는데서 비롯된 것.

특히 PC통신망등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홍보는 CI(시티 아이덴터티)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자치단체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로 꼽힌다.

통신인구가 급증하면서 활용가치가 높아진데다 인터넷을 통한 해외홍보
에도 제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단 홈페이지를 개설해놓으면 끊임없이 새 자료를 제공하기만하면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으로 홍보할 수 있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 홈페이지는 교통 환경등 지역의 일반적인 현황뿐 아니라 기업및
특산품 문화관광명소등 외국인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정보도 함께 제공해
도시 이미지를 높이고 지역경제를 홍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시가 연초에 발표한 서울시정개발3개년계획에 "인터넷등 멀티미디어를
통한 홍보강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안을 포함시킨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서울시는 오는 7월1일 개설을 목표로 현재 인터넷 홈페이지 설치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목표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늦게 시작한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수도 서울의
명성에 걸맞는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

서울시는 내국인과 외국인 전용의 두가지 프로그램을 개설, 차별화된
홍보전략을 편다는 목표아래 올해 1억5천2백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공개입찰을 통해 사업자로 선정된 현대정보통신은 지금 마무리작업에
한창이다.

서울시는 인터넷을 통한 홍보를 홈페이지만 개설해놓고 손을 떼버리는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기 위해 지난달 "인터넷 설치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 체계적인 예산지원과 운영관리를 기하고 있다.

자체 웹서버까지 구축해 끊임없는 자료생산과 관리로 서울을 널리
알려내는 유력한 홍보매체로 인터넷을 자림매김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인테넷개설의 산파역을 담당한 정미홍홍보담당관은 "단순히
정보를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 서울을 접하는
외국인들도 쉽게 자세히 이해할 수 있도록 화상정보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기초자치단체들도 이같은 흐름에서는 광역자치단체에 뒤지지 않는다.

서울 25개 구청 가운데 강북 서초 중구등 3곳은 이미 홈페이지를 개설
했으며 다른 자치구들도 홈페이지 개설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속의 중구, 서울속의 서울"이란 모토를 내건 중구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일상적인 소개뿐만 아니라 구내의 관광명소 교통등 각종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같은 자치단체의 인터넷 홈페이지 설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중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일찍 인터넷 활용에 나선 기업들이 영문표현이나 철자가 틀렸다는 전자
메일을 받았다거나 개설한 이후로 새로운 자료를 더이상 올리지 않아
홍보효과가 오히려 반감됐다는 경우가 이젠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2002년 동아시안게임 홍보를 위한 부산시 인터넷개설에 참여한 김충석
부산여대전산학과교수는 "인터넷을 통해 세계무대에 등장한 만큼 정확하고
시기에 맞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체계적인 사후 관리야말로
스포트라이트를 계속 받을수 있는 비결"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 김준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1일자).